곡동 네거리에서 몇 개의 촉촉한 눈빛을 본 적이 있다 말머거리 아이들 눈짓언어를 손으로 모으는 늦은 봄 저녁, 그들은 하얀 십자로(十字路)에서 갈팡질팡 오가지도 못하고 차량에 갇혀버렸다 햇빛에 바람이 잘린 탓일까, 황급히 나누는 수화는 붉은 신호등에서 묵시록 1장 말씀의 홰를 치고 매 맞으며 늘 혼절하는 얄팍한 성냥개비처럼 저 아이들의 징징, 징소리 기인